- 윤석열 정부의 대가성 인사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GKL 윤두현 대표
- 낙하산 인사, 불공정 인사에 인력 유출까지 경영 평가 최하위로 병드는 GKL
- 윤두현이 이끄는 GKL, 실적 압박에 정치적 논란까지 가시밭길 예고
-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 등의 호재 앞두고 경쟁력 강화 제고 방안이 절실
한국 카지노 업계가 날이 갈 수록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 유일하게 웃지 못 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파라다이스와 함께 내륙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입니다. 당장 오는 9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무비자 정책 덕분에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GKL은 때 아닌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며 갈피를 못 잡고 매출 상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작년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령 선포 하루 전날 GKL의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된 윤두현 대표이사는, 임명 당시부터 적지 않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지역구를 윤석열 정부 측근에게 양보한 대가성 인사라는 의혹이 따라왔고, 정치인 출신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따랐습니다. 카지노 공기업의 대표로서 현 이재명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인물이라는 정치적 부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GKL이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등의 경쟁사 대비 실적이 뒤떨어지는 가운데, 시장은 윤두현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며 경영 위기에 빠진 GKL

최근 GKL을 괴롭히는 가장 큰 논란은 바로 ‘CEO 리스크’입니다. GKL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만큼 정부가 대표 선임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막바지인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직전에 낙하산 인사로 윤두현 대표를 지명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내부 기강이 흐트러지는 등 경영 혼란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심지어 카지노 매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마케팅 조직마저 무너지는 심각한 상황을 겪는 중입니다.
윤두현 대표 선임으로 불거진 낙하산 인사 논란
강남 코엑스와 서울 드래곤시티, 부산 롯데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최대주주 한국관광공사가 51%, 2대 주주 국민연금이 7.81%의 지분을 보유한 공기업입니다. 공기업 기관장 자리는 사실상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되는 것이 상례입니다. 문제는 작년 12월 윤두현 전 국회의원이 GKL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불거졌습니다. GKL은 김영산 7대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작년 8월 말부터 ‘임원 후보 추천 위원회’를 구성하여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임명 권한을 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상계엄령 선포 하루 전날인 작년 12월 2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임명식을 열고 윤두현 현 대표를 선임했습니다.
1961년생 윤두현 대표는 언론인 출신으로서, 서울신문을 거쳐 YTN플러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정치권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 윤석열 대선 캠프 전략자문위원, 21대 국회의원(경북 경산)을 지냈습니다. 작년 4월 10일 열린 22대 국회의원 선거에는 불출마를 선언했고, 12월 GKL의 신임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두현 대표가 정권에 본인의 지역구를 양보하고, 대신 카지노 공기업 대표이사 자리를 받는 ‘대가성 인사 조치’라는 추측을 쏟아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작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당내 예비 경선 후보로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경선 도중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2월 26일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그의 지역구에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의 측근인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명했습니다. 37세의 조지연 후보는 당시 한동훈 당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거물 정치인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무소속)에게 1.16%p 차이로 신승했습니다. 조지연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 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경호 의원 등과 함께 비상계엄령 해제 결의안에 참여하지 않을 만큼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의 측근으로 꼽힙니다. 전 대통령 측근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양보한 ‘보은성’ 인사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성 부재 논란에 더해 정치적 부담까지
윤석열 정부의 대가성 인사인사라는 꼬리표에 더하여, 카지노·관광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국회의원 시절조차 GKL을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전무합니다. 이에 작년 윤두현 대표이사가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돌자, GKL 소액주주들이 단체로 전문 경영인 선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카지노 업계 경력이나 별다른 연고도 없는 정치인이 과연 위기에 빠진 GKL을 회생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두현 대표 취임 당시 “GKL이 또다시 정·관계 인사를 대표이사로 지정하면서 기존의 경영 방향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정계 인사의 경우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막는 우산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만,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에는 취약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사실 윤두현 대표이사 선임 이전에도 GKL은 공기업의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치러 왔습니다. 실제로 GKL은 2005년 설립 이후 역대 대표이사들이 모두 카지노 산업과는 일체 관계가 없는 정·관계 출신입니다. 윤두현 대표이사의 전임인 김영산 7대 대표이사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며, 유태열 6대 대표이사 또한 경찰 출신에 대통령 비서실 치안비서관 등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 한 이가 연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전문 경영인이 경영하는 파라다이스 및 롯데관광개발 대비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윤두현 대표이사는 과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던 이력마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2023년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하여 “이재명 대표가 IAEA 최종 보고서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하며 “허위 사실 및 거짓 주장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하게 하는 이재명 대표는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경영 목표가 달라지고 정부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공기업 입장에서, 대표이사의 정치적 알력은 경영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큰 문제입니다.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는 2027년 12월 1일까지 이어지는 임기 내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취임 후에는 측근 대거 채용으로 내부 반발 야기
그를 둘러싼 논란은 취임 이후 행보에도 불거졌습니다. 윤두현 대표가 GKL에 취임한 이후 내부 인사들을 이른바 ‘윤두현 라인’으로 재편하며 그의 라인에 있는 인물들이 대거 득세했기 때문입니다. 윤두현 대표보다 1년 앞서 GKL 임원으로 부임한 박용우 상임감사가 대표적입니다. 그도 언론인 출신으로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 편집부장을 거쳐 GKL 경영본부장,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영개발본부장을 역임한 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3년 10월 GKL로 돌아온 인물입니다. 이외에도 GKL 경영본부장과 마케팅영업본부장 등의 주요 보직은 임기를 만료한 뒤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며, 박용우 감사 역시 오는 10월로 예정된 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GKL 관계자는 “박용우 감사는 윤두현 대표보다 더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인물”이라고 말하며, “윤두현 대표 취임 이후 박용우 감사 라인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팀장, 실장으로 잇따라 승진하여 내부 불공정 인사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노골적으로 핵심 요직을 자기 사람들로 채우자, GKL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KL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미흡)’ 평가를 받았으며, 박용우 상임감사는 실적 평가 부진으로 경고 조치까지 받았습니다. 올해까지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윤두현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현재는 올해 가을로 예정된 국정감사에서도 GKL의 불투명한 예산 집행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중요한 시점에 안팎으로 무너지는 조직 기강
불공정 인사에 대한 내부 인원들의 불만은 곧 조직 기강 해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금을 많이 다루는 카지노 업체에게 있어선 안 될 횡령 사건까지 벌어지는 실정입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에는 일본 오사카 사무소장이 2억 5,000만 엔(23억 7,300만 원)을 횡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GKL은 사무소장을 팀원으로 발령내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보여줬습니다. 해당 인물은 이후 퇴사했지만, 별다른 징계가 없었던 탓에 퇴직금까지 전액 수령했습니다. 공기업 근로자가 준공무원 신분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사가 횡령 범죄자를 감싸고 돈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 조치가 성과 중심이 아닌 ‘라인 타기’에 의존하다 보니 기업 실적은 하락하고 직원들은 매너리즘에 빠져 단체로 이직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조직 기강의 해이가 경영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며 인력 유출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GKL 관계자들은 작년 실적이 하락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로 일본 ‘정킷’ 관련 팀장급 조직이 집단으로 퇴사하여 경쟁사로 옮긴 것을 꼽고 있습니다. 카지노의 정킷 에이전트는 카지노 영업장 내에 자신만의 별도 영업장을 임대하여 독자적인 영업력을 발휘해 손님을 유치하고, 그로 인한 수익을 카지노와 나눠 갖는 영업 조직을 말합니다.
결국 카지노 업체는 부유한 외국인 VIP 고객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해외 정킷 에이전트 조직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향력 있는 정킷 에이전트가 많을수록 그와 비례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GKL의 핵심 고객인 일본 VIP 고객을 담당하는 일본 정킷 조직을 관리하는 팀이 단체로 퇴사한 것은 핵심 인력 유출이나 다름 없습니다. 공기업인 GKL의 실적은 세수(稅收)와 지분 비율 만큼 수익을 국고로 환수하므로, 이는 국부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GKL 관계자는 “해외에서 일본 팀과 중화 팀, 국제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작년 말 일본 팀의 집단 퇴사로 고전 중인 것이 사실”이라 말하며, “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정치적 인사 논란으로 기업 경영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라 임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쟁사 대비 뒤쳐지는 실적에 대한 압박도 여전

윤두현 대표를 둘러싼 잇단 논란이 GKL의 침체로 이어지며, 이제는 윤두현 대표의 경영 능력까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치적 부담과 실적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그의 입지는 올해 2분기 성적표로 인해 더욱 좁아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GKL은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한 2,10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3.2% 증가한 36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관광 산업이 전체적으로 호조를 띄며 실적이 상승했을 뿐,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GKL은 사실상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입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GKL이 2024년 부진에 이어 2025년에도 업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명백한 경영 실책의 증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파라다이스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4,5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롯데관광개발은 42.5% 상승한 1,94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에는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가 각각 93.9%, 10.2% 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GKL은 오히려 0.9% 하락한 3,9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도 510억 원보다 36% 가량 줄어든 32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마저 업계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작년 3분기에는 매출 938억 원, 영업이익 58억 원, 당기순이익 60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57.9%, 49.5% 하락하는 등 ‘어닝 쇼크’까지 기록했습니다. 윤두현 대표의 경영 능력에 시장이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 다각화 동력 부재
실적 향상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윤두현 대표의 사업 다각화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카지노 산업이 호텔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비한 ‘복합 리조트’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호텔 내 영업장을 임대하여 카지노만 운영하는 GKL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슬롯사이트를 비롯한 온라인카지노의 대대적인 공습에 오프라인 카지노를 찾는 사람들 역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현재 GKL은 서울 2곳과 부산 1곳에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관광에는 유리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단점이 뚜렷합니다. GKL은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리조트 같이 복합 리조트형 부대 시설을 갖추지 못 했으며,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처럼 공항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파라다이스가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관광 시설이 부족한 워커힐 호텔 영업장을 위해 VIP 전용 카지노를 준비하고 공항부터 호텔까지 종합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한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GKL 전임 김영산 사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울한 시기를 맞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면, 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은 공격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복합 리조트가 관광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고부가가치 사업인 카지노를 활성화하려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쇼핑, 테마파크 등이 구비된 복합 리조트 시설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GKL의 부진은 단순한 경영 능력 문제를 넘어 세계 카지노 산업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 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아쉽게도 시간 또한 GKL의 편이 아닙니다. 작년 인천 영종도에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개장하며 경쟁이 격화되었고, 향후 일본 오사카 리조트가 개장할 예정에 있는 등 안팎으로 치열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올해 2월 경영권이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게 넘어갔지만, 경영권만 넘어갔을 뿐 기존 시설과 임직원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 자체는 유지 가능합니다.
문제는 최신식 복합 리조트 시설과 국내 최대 규모 카지노 영업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한 만큼, 시장의 파이를 나눠 갖는다면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GKL이 가장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인스파이어 카지노는 2024년 1,7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여 GKL이 운영하는 카지노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세븐럭카지노 강남코엑스점(1,802억 원)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공격적인 마케팅 확대에 나설 것을 천명한 만큼, GKL의 매출은 더욱 큰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GKL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 다각화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한 펀더멘탈은 충분
GKL은 방만한 경영을 지양하고 공기업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오랜 기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만한 기초 체력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올해 2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47.22%로, 평균 부채 비율이 113.11%에 달하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꾸준히 줄여, 부채가 2019년 3,243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944억 원까지 낮아졌습니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KL의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1,685억 원으로, 총 자산의 27.3%에 이릅니다. GKL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2012년 2,790억 원, 2015년 4,038억 원, 2019년 5,330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난 뒤, 2022년 3,302억 원, 2024년 3,617억 원, 올해 2분기 3,594억 원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무차입 경영에 의해 현금을 쌓아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팬데믹 기간 GKL은 2,485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곳간에 쌓아둔 현금으로 큰 위기 없이 팬데믹 기간을 버텨 냈습니다.
다만 GKL이 벌어들이는 현금은 대부분 정부의 곳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GKL은 2017년 451억 원, 2018년 439억 원, 2019년 407억 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여 현금 배당 성향이 56.6%에 달했습니다. 이는 GKL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는 의미입니다. 작년에도 218억 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여 현금 배당 성향이 49.8%에 이르렀습니다. 현금 배당의 대부분이 51%의 지분을 보유하여 최대주주 자리에 있는 한국관광공사에게 흘러들어 가는 것은 물론입니다.
공기업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경쟁력 약화시켜
무차입 경영 기조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GKL의 올해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98억 원으로, 유무형자산 획득 및 장단기 금융상품 취득 등의 투자 활동으로 이익을 거뒀습니다. 동일한 시기 파라다이스가 -3,733억 원, 롯데관광개발이 -255억 원으로 빚을 내가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문제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인해 재무 안정성은 뛰어나지만, 정작 미래 먹거리 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부실하여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정성을 최우선시 하는 무차입 경식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GKL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현금을 쌓아두는 대신 투자를 확대하여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업 다각화가 카지노 산업의 추세인 복합 리조트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세계 카지노 산업의 추세는 복합 리조트에서 고객들이 먹고, 자고, 놀고 쇼핑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GKL처럼 투자에 소극적인 기업은 살아남기 쉽지 않기 때문에 GKL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꼬집었습니다. GKL도 이러한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전임 김영산 사장은 ‘신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카지노 디지털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를 적극 추진했으며, 카지노를 넘어 복합 문화·관광 사업자로 올라서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윤두현 대표의 ‘출신’이 발목을 잡을 우려도
그러나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윤두현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갈 길 바쁜 GKL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 온 윤두현 대표가 과연 얼마나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공기업인 GKL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정부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예산을 확보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해야 합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 위해선 정부 및 여당과의 긴밀한 조율이 필요합니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전체 관광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영향이 매우 큰 편입니다. 그동안 GKL 대표이사가 ‘보은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이해할 수 있는 측근들로 채워진 이유입니다. 이에 윤두현 대표가 현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하고 정치적으로 고립될 경우, CEO 리스크가 GKL의 사업 확장에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관광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외국인 방한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쟁 심화라는 도전도 받는 상황”이라고 말한 뒤, “지금은 GKL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경영진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인 무비자 정책 호재 앞두고 ‘경쟁력 제고’ 절실
지금은 GKL이 적극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정부가 9월 29일부터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며,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제주도를 대상으로 시행된 무비자 정책이 전국을 대상으로 확대되며, 내륙의 카지노는 제주도의 롯데관광개발보다 더 큰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GKL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GKL은 올해 2월 혁신과 성장,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습니다. 조직 개편은 효율과 성장,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이루어졌습니다. 영업장 현장을 중심으로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서울사업본부 또한 강남사업본부와 강북사업본부로 분리했습니다. 강남 코엑스점과 용산 드래곤시티점 각각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성장 전략을 계획하여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기존 4개의 본부를 5개로 늘리고, 55개 팀의 27개 파트를 54개 팀의 20개 파트로 개편했습니다. 카지노 디지털화를 통한 신(新)사업 확대,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실’은 ‘지속성장실’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성장실 아래에 ESG경영팀, 신사업팀, 디지털전환팀, 정보운영팀을 배치했습니다. 기존의 디지털기획팀을 전문성이 강화된 디지털전환팀과 정보운영팀, 2개의 팀으로 분리한 것입니다. 윤두현 사장은 “고객과 주주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들이 신뢰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고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섰습니다. GKL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 몽골 및 태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마케팅 인력을 직접 파견하여 VIP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하며, “중화권 시장에서는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기존 고객 관리를 이어가고, 국적에 따른 차별화된 VIP 프로모션을 제공하여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유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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