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운터 스트라이크 제작사 밸브 , 온라인 스킨 베팅 시장 만들어
- E-스포츠의 인기와 시장 규모 확대에 힘입어 10년간 폭발전인 성장 거듭
- 규제 없는 사각지대에서 이루어지는 베팅으로 우려를 표하는 이들 늘어나
-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한 밸브는 그저 수수방관으로 일관
밸브의 인기 온라인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Counter Strike : Global Offensive)’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스킨 베팅 시장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할 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밸브 게임 내에서 주어지거나 구매하는 가상 무기 ‘스킨(Skin)’으로 E-스포츠 등의 경기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현금으로 경기에 베팅하고 당첨되면 배당률에 의한 현금을 받는 구조라면, 스킨 베팅은 똑같이 베팅하되 스킨으로 베팅하고 당첨시 해당 가치 만큼의 스킨을 받는 방식입니다. 스킨은 스킨 베팅 사이트에서 현금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베팅의 재화만 다를 뿐, 사실상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과 동일한 구조입니다.
그러나 스킨 베팅 시장이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토토사이트와 다를 바 없는 베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으며,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전무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사이트 내에서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스킨 베팅 시장이 유지되는 핵심인 ‘스킨’을 제공하는 밸브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밸브는 실질적인 조치 없이 그저 사태를 방관하기만 할 뿐입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이끈 온라인 스킨 베팅 시장

1인칭 슈팅 게임(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Counter Strike : Global Offensive)’는, 미국의 게임 개발사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이 제작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의 4번째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는 테러리스트와 반군 진압 팀으로 나뉘어 서로를 공격하는 게임으로, 현재 E-스포츠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2012년 8월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플레이어 수가 1,500% 증가하며, 전 세계에 38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 ‘슈퍼데이터(SuperData)’에 따르면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출시 후 4년간 2,100만 장의 게임을 판매했고, 5억 6,700만 달러(8,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인기를 높이게 된 원동력으로는 E-스포츠 토너먼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해당 게임 최초의 E-스포츠 대회인 ‘드림핵 윈터(DreamHack Winter) 2012’를 시작으로, 매년 여러 개의 국제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여 인기를 높여갔습니다. 이후 산발적으로 개최되던 대회를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다, 2016년 연 2회로 대회 체계를 개편하고 총 상금 규모를 100만 달러(14억 원)까지 4배 가량 키웠습니다.
특히 2016년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린 ‘MLG 메이저 챔피언십(Major Championship)’은 대회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NHL 콜럼버스 블루재키츠(Columbus Blue Jackets)의 홈 구장 ‘네이션와이드 아레나(Nationwide Arena)’가 전석 매진되었고, 대회 동영상 나흘간 7,1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토너먼트 대회가 모두 중지되었지만, 2021년 열린 메이저 대회 ‘PGL 메이저 스톡홀름(Major Stockholm) 2021’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해당 대회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토너먼트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 덕분에, 결승전만 총 274만 8,434명이 시청하며 카운터 스트라이크 E-스포츠 대회 역사상 최대 시청자수를 기록했습니다.
온라인 스킨 베팅의 폭발적인 성장
그런데 밸브가 게임 내에서 획득하여 현금으로 판매할 수 있는 가상 무기인 ‘스킨(Skin)’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게임의 인기가 점차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밸브가 2013년 8월 14일 공개한 온라인 무기 거래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장착할 수 있는 100개 이상의 새로운 장식용 가상 무기를 수집, 거래, 구매,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 제한을 통해 주어지는 스킨을 수집하고, 다른 플레이어에게 판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 내에서 현금을 주고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가 아니지만, 획득한 아이템을 합법적으로 판매하고 거래하는 개념은 밸브가 최초로 제시한 것입니다.
스킨 시스템이 도입되자, 스킨을 통해 베팅이 이루어지는 이른바 ‘스킨 베팅’ 시장이 등장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현금으로 스킨을 구매한 뒤,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비롯한 여러 E-스포츠 경기에 현금 대신 스킨을 베팅합니다. 두 팀 중 한 팀에 스킨을 베팅하고, 해당 팀이 승리하면 베팅한 스킨의 금액에 비례하여 스킨을 받습니다. 패배할 경우에는 베팅한 스킨을 잃습니다. 일반적인 스포츠 베팅과 똑같은 형태이지만, 현금 대신 스킨으로 베팅한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E-스포츠 베팅은 축구와 농구처럼 게임의 결과에 현금을 베팅하는 것이고, 스킨 베팅은 가상 무기 ‘스킨’이라는 온라인 재화로 베팅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었습니다. 여러 온라인 토토사이트가 E-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베팅을 제공하는데, 이는 스포츠 베팅의 대상이 되는 종목의 차이일 뿐 아이템 거래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킨 베팅은 기존의 현금 베팅과 상당히 다른 방식이었고, 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게임 내에서 한정된 콘텐츠였기 때문에 첫 등장 당시 많은 이들이 생소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인기가 높아지며 많은 사람들이 스킨 베팅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스킨 베팅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리서치 기관 ‘아일러스 & 크레지크 게이밍(Eilers & Krejcik Gaming)’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만 300만 명 이상이 23억 달러(3조 2,500억 원)의 스킨을 E-스포츠에 베팅했습니다. e스포츠 베팅 플랫폼 ‘그리드(GRID)’의 CEO 모리츠 마우러(Moritz Maurer)는 e스포츠 경기당 평균 스킨 베팅 금액이 13만 4,000달러(1억 9,000만 원)라 밝혔습니다. 게다가 일부 경기는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의 베팅이 이루어집니다. 인기 구단 ‘프나틱(Fnatic)’이나 ‘루미너시티 게이밍(Luminosity Gaming)’ 등의 경기는 평균 베팅 금액의 10배에 달하는 120만 달러의 베팅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스킨 베팅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스킨 거래와 판매, 베팅이 가능한 웹사이트 역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스킨 베팅 사이트의 대표격인 ‘CSGO 라운지’는 세계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700대 사이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합니다. 현재는 다른 스킨 베팅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인해 위세가 감소하였지만, 영향력이 절정에 달했던 2016년 3월 당시만 해도 3,800만 명이 방문할 정도였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온라인 토토사이트 ‘보바다(Bovada)’의 5배에 달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그 파괴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은 게임 제작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만큼, 베팅에 활용하기 위한 스킨 구매가 늘어날 수록 제작사의 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스킨 구매 장려는 밸브의 주요 사업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밸브는 이를 카운터 스트라이크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까지 확대하였습니다. 특정 게임에서 보유한 스킨을 다른 스킨으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도타 2(DOTA 2)’나 ‘팀 포트리스 2(Team Fortress 2) 등 다른 게임의 아이템으로도 교환 가능합니다. 밸브는 여러 개의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활발한 교환이 가능했습니다.
E-스포츠, 스킨 베팅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
E-스포츠의 인기 상승은 스킨 베팅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핵심 원동력으로 평가 받습니다. 전 세계 수백만 명, 특히 25세 미만의 청소년은 이제 헤드셋을 착용한 프로게이머들이 모니터 앞에서 열심히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E-스포츠 구단이 창설되었고, 프로 팀들의 대결이 벌어지는 리그가 얼렸으며, 여기에 각종 기업들의 후원 계약과 중계 계약이 맺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케이블 TV ‘터너 브로드캐스팅(Turner Broadcasting)’은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이들을 TV 앞으로 끌고 오기 위해 E-스포츠로 눈을 돌렸고,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핵심 콘텐츠로 선정했습니다.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이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판타지 게임보다 훨씬 접근성이 높습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판타지 게임은 기괴하게 생긴 생물들이 벌이는 전투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디지털로 랜더링된 인간 캐릭터가 서로를 총으로 겨누는 모습은 무척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밸브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PC 게임 유통망인 ‘스팀(Steam)’의 영향력이 스킨 베팅 시장의 규모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019년 기준 스팀은 5만 개 이상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10억 개 이상의 계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게임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2021년에는 월 평균 1억 3,200만 명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스팀을 통해 밸브의 게임 외에도 다른 제작사의 여러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할 수 있으며, 채팅과 방송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스마트폰 업계 전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처럼, 스팀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PC 게임 업계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밸브는 비상장 기업이기에 매출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출시한 2013년 16억 달러(2조 2,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여 2022년 130억 달러(18조 3,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이 중 스팀을 통해 거둔 수익만 100억 달러(14조 1,2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상 PC 게임을 즐기려면 스팀을 이용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대한 스팀 생태계 안에서 스킨 베팅은 무한한 확장성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스킨 베팅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높아져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스킨 베팅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스킨 베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의 존재입니다. 스팀의 API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들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본인의 스킨을 재화처럼 베팅하고 일정 확률로 더 좋은 스킨을 얻게 됩니다. 베팅 대상도 E-스포츠 경기를 넘어 점차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카지노와 다를 바 없는 스킨 베팅
문제는 스킨 아이템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저는 현금으로 게임 내 아이템 박스를 사거나, 스팀 마켓에 올라온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킨 베팅 사이트에서 베팅할 스킨을 모두 소진했다면, 스킨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지불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한 스킨을 현금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카지노사이트나 토토사이트에서 현금으로 게임 머니를 충전하여, 게임 머니로 베팅하고 현금화하는 과정과 동일합니다. 오로지 현금 구매 및 판매 대상이 게임 머니가 아닌 스킨이라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물론 이는 스팀이 직접 제공하는 기능이 아닙니다. 스팀 마켓에서 스킨을 판매한 대금은 스팀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월렛 머니(Wallet Money)’로 편입됩니다. 현금화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킨을 현금화 할 수 있는 ‘거래소’가 존재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총이나 칼 등의 가상 무기를 현금으로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킨으로 베팅하는 것은 사실상 현금을 베팅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쉽게 말해 현금이 아닌 스킨으로 베팅하는 토토사이트와 무엇 하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현재는 스킨 베팅 사이트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다양한 베팅 옵션까지 등장했습니다. 한 플랫폼은 분 단위로 진행되는 여러 개의 복권식 게임을 제공하는데, 베팅한 스킨의 가치에 따라 당첨 확률이 증가합니다. 또 다른 곳은 카지노의 룰렛(Roulette)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베팅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스킨 베팅이 점차 출발점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대회와는 연관이 없는, 베팅 그 자체에 중점을 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스킨 베팅 사이트는 실제 현금을 베팅하고 당첨금을 지급받는 온라인카지노와 똑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 조치 미흡
스킨 베팅은 게임을 즐기는 10대 소년들에게 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립니다. 네덜란드의 16세 소년 스벤(Sven)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기며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시청했습니니다. 그러다 친구가 스킨 베팅을 통해 수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베팅에 참여했으며, 이후 게임에 대한 관심도 바뀌었습니다. 그는 “스킨 베팅을 시작한 후로 게임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며, “우리 팀이 이길 거라 기대하고 게임 내용에 더 큰 흥분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즐길거리가 아니라, 베팅 대상이자 돈벌이 수단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미성년자의 참여를 막을 만한 보호 조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실제 현금이 오고 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사행성 게임으로 취급받지 않아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강구해야 할 규제도 받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가입시 연령 확인 시스템이 없으며, 개인정보 보안 시스템은 물론 별도의 신분 인증도 필요 없습니다. 스팀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보니, 어린 학생들도 부모의 도움으로 스팀 계정을 만든 뒤 베팅 사이트에 가입하여 베팅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미성년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베팅을 즐길 수 있는 온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더 이상 단순한 게임이 아니며, 베팅과 승리가 전부이다.
모리츠 마우러(Moritz Maurer), e스포츠 베팅 플랫폼 ‘그리드(GRID)’ CEO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온라인카지노보다 더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아직 두뇌 발달이 완료되지 않은 25세 미만의 청소년기에 베팅 콘텐츠를 접할 경우, 이를 절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베팅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유튜브 채널의 인터뷰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스킨 베팅을 접하게 된 10여 명의 유저들 상당수가 사행성 게임인 줄 모르고 빠졌다며, “한번 빠지고 나니 걷잡을 수 없었고, 아직도 영향을 벗어나지 못 했다”고 말하며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비디오 게임과 관련한 법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 라이언 모리슨(Ryan Morrison)은 스킨 베팅으로 돈을 잃고 밸브를 고소하려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다수는 미성년자이며, 가장 큰 돈을 잃은 경우 손실이 수천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베팅에 사용할 스킨을 구매하는 경우 청구서에 해당 내용이 명확히 나오지 않고 스팀 계정 통합으로 금액만 청구되기 때문에, 미성년자들이 단순히 게임을 구매하는 것처럼 부모에게 스킨 베팅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라이언 모리슨은 “밸브는 마치 10명 규모의 인디 게임 회사처럼 행동한다”고 말하며, “밸브가 이런 일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라 비판했습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스킨 베팅
비교적 새롭게 등장한 시장이기 때문에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 또한 문제입니다. 규제되지 않는 베팅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불법입니다. 통상 합법적인 온라인카지노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은 관할 지역의 규제 아래 놓여 있습니다. 해당 규제를 통해 책임감 있는 베팅을 장려하고 자금 세탁을 방지하며, 베팅 중독을 막기 위한 조치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스킨 베팅 사이트는 가상의 아이템을 거래하며 베팅까지 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온라인카지노와 같은 규제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사실상 무허가 사행성 게임과 다름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허가 베팅이 먹튀 등 불법 베팅 플랫폼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스킨 베팅은 게임 내 아이템이라는 특정성, 특정 세대에 집중되어 이용되는 콘텐츠라는 점 등 여러 겹의 장벽에 가려 주류 정치인이나 법조계의 눈을 흐려 왔습니다. 이들이 스킨 베팅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 하는 사이에 하위 문화 속에서 급격히 성장해 왔습니다. 규제가 없었기에 오히려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스킨 베팅이 이러한 법적 감시망을 교묘하게 회피해 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CSGO 라운지는 사용자들에게 본인이 속한 지역의 게임 관련 규제를 준수하도록 권고하지만, 다른 많은 온라인카지노 및 토토사이트처럼 지리적 위치에 따라 사용을 제한하진 않습니다. 비록 2018년 이후 현재 미국 대부분의 주가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였지만, 스킨 베팅 사이트가 활동하기 시작한 2016년 당시만 해도 미국 거의 대부분의 주가 스포츠 베팅 합법화를 추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SCGO 라운지를 가장 많이 이용한 이들은 러시아 다음으로 미국인이었습니다.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스킨 베팅을 불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미국 시애틀(Seattle)에 위치한 E-스포츠 베팅 플랫폼 ‘유니크른(Unikrn)’은 스포츠 베팅을 금지하는 지역에서 전통적인 스포츠 베팅과 유사한 방식으로 베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합법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 입장에서 스킨 베팅 사이트가 눈엣가시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유니크른의 법률 고문 브라이스 블럼(Bryce Blum)은 “규제 당국이 단속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게임 전문 변호사들은 스킨 베팅과 관련한 판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게임 내 아이템과 관련한 기존 소송에서 판사들은 게임 내 가상 재화와 관련한 행위는 전적으로 게임 속의 일이기 때문에, 현실 세계와 관련이 없으므로 베팅이라 간주할 수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연방 법원 판사 제임스 브레다(James Bredar)는 과거 모바일 게임 회사 ‘머신 존(Machine Zone)’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을 기각하며 “인터넷이 활발한 지금이라 해도 현실과 가상 세계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전문 변호사들은 밸브가 법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라 지적합니다. ‘징가(Zynga)’와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등 유명 게임 제작사들은 게임 내 가상 화폐와 실제 화폐를 명확히 분리하고 있지만, 밸브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금을 매개로 한 스킨 구매와 판매, 거래 및 베팅처럼 밸브는 게임 내 아이템과 오프라인의 현금을 명확하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있어선 안 될 승부조작 사태까지 벌어져
무허가 형태의 베팅 서비스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는 곧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E-스포츠 업계에서 스킨 베팅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승부 조작을 저지른 사례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E-스포츠 프로모터들은 베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E-스포츠 베팅 플랫폼과 스킨 베팅 웹사이트는 해당 분야의 가장 큰 스폰서인 만큼 승부조작에 대한 유혹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 초 밸브는 승부조작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였고, 범인을 파악하기 위해 CSGO 라운지와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Cevo 시즌5’에서 있었던 ‘iBUYPOWER’ vs ‘NetCodeGuides’ 시합에서 승부조작이 벌어진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관련 계정들의 과거 활동을 조사한 결과, Duc “cud” Pham 유저가 해당 경기에서 획득한 다수의 고가 스킨이 Derek “dboorn” Boorn을 거쳐 iBUYPOWER 선수 및 NetCodeGuides 설립자인 케이시 포스터(Casey Foster)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밸브는 자사가 후원하는 대회에 아래 7명의 출전을 금지했고, 프로게이머와 코칭 스태프의 베팅, 고액 베터와의 교류, 내부 정보 공유 등을 금지했습니다.
- Casey Foster
- Duc “cud” Pham
- Derek “dboorn” Boorn
- Sam “Dazed” Marine
- Braxton “swag” Pierce
- Keven “AZK” Larivière
- Joshua “Steel” Nissan
스킨 베팅의 온상인 밸브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로부터 스킨 베팅 시장을 만들어낸 당사자인 밸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없을까요? 답은 아마도 “그렇지 않다”일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 업계의 문제를 고발하는 유튜브 탐사보도 채널 ‘피플 메이크 게임즈(People Make Games, PMG)’는 2022년 11월 7일, “밸브는 어떻게 스팀 백도어(Back-Door) 카지노를 통해 이익을 얻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PMG는 밸브의 스킨 거래 기능을 활용한 스킨 베팅 사이트의 문제를 고발했습니다.
밸브의 스팀이 스킨 베팅 사이트를 방치하는 이유
PMG는 만연해 있는 스킨 베팅의 현실을 꼬집은 뒤,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밸브가 스킨 베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밸브가 스팀 게임의 스킨을 통한 온라인 베팅 문화를 그저 방관하기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밸브가 자사 게임 내 가상 자산에 대한 권리를 제3자 사이트로 이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방성은 칭찬할 만하지만, 이러한 사이트 중 다수가 베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밸브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밸브가 완전히 방치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밸브는 과거 스킨 베팅 사이트의 존재를 인식하고 법적 조치를 통해 특정 사이트를 강제로 폐쇄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밸브가 최초의 대응 이후 더 이상 추가 조치에 나서지 않으며, 폐쇄되었던 스킨 베팅 사이트의 대부분이 부활하여 현재까지 거대한 규모로 버젓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때때로 부정행위를 일삼는 이들을 제재하곤 하지만, 밸브의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베팅이나 스킨 등의 제품이 화폐로 이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승부조작이 벌어졌을 때에도 선수만 제재했을 뿐 해당 스킨 베팅 사이트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PMG는 이에 대하여 밸브가 스킨 베팅 사이트를 통해 얻는 간접적 이익 때문에 일부러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스킨 베팅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밸브가 개발한 API 소프트웨어로 운영됩니다. CSGO 라운지 대변인 코트니 팀슨(Courtney Timpson)은 밸브 직원들과 소통하며 기술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운영은 밸브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밸브의 허가와 지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밸브의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킨을 활용하기 때문에, 스킨이 판매될 때마다 밸브는 판매 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스킨 베팅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스킨 베팅 사이트 내 거래가 활발해질 수록 밸브의 수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게다가 스팀의 API를 활용한 사이트가 활성화되면, 스팀 게임과 각종 기능에 대한 홍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는 게임에 대한 관심과 유저 수 증가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스킨 베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CSGO 라운지는 현재 스팀에서 가장 많은 실시간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카운터 스트라이크)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밸브가 스킨 베팅 사이트를 모두 강제 폐쇄할 경우, 유저들이 보유한 스킨 아이템의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아이템 거래량의 감소와 유저 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밸브 입장에서는 스킨 베팅 사이트의 폐쇄를 원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킨 베팅 사이트는 밸브의 권위에 기대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이트 내 눈에 띄는 곳에 밸브의 로고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밸브의 지원 아래 운영된다는 사실은 사용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줍니다. CSGO 라운지는 게임 규제 법령을 준수하지 않고 소비자 보호 제도도 없지만, 사용자들은 게임 업계에서 가장 큰 명성을 자랑하는 밸브의 유명세를 믿고 CSGO 라운지를 신뢰하게 됩니다. CSGO 라운지의 관리자는 사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포럼에 글을 올리지 말고 밸브 혹은 스팀에 문의하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밸브의 특수한 조직 문화도 원인의 하나로 꼽혀
이렇게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스팀은 이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팀이 이렇게 소극적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PMG는 이에 대하여 전현직 밸브 직원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또다른 원인을 추측했습니다. 첫 번째로 밸브의 중립적인 운영 철학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익명의 밸브 관계자들은 밸브의 사내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밸브는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생태계 참여 방식을 강제하거나 금지 사항을 많이 만들지 않는 식의 중립적인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문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방해가 되곤 합니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생태계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자제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인해 쉬운 해결 방법을 눈 앞에 두고도 망설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밸브의 한 직원은 스킨 베팅 사이트가 횡행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스팀 계정을 통해 외부 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는 ‘오픈 아이디(Open ID)’ 시스템을 꼽았습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구글과 네이버, 애플의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밸브가 문제라 여기는 스킨 베팅 사이트에 한하여 오픈 아이디 체계를 거절하면, 해당 사이트의 문제가 많은 부분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이들이 밸브의 API를 이용하는 만큼, 밸브가 이용을 금지하면 콘텐츠를 제공할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밸브의 게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스킨 베팅 사이트는 밸브의 게임 내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잃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할 경우 오픈 아이디를 허가할 웹사이트의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 관리하는 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워집니다. 각 사이트별로 오픈 아이디 사용을 위한 요청을 받고, 이를 심사하고 인가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자동화가 어려워 사람이 직접 심사해야 하는 성격을 지닙니다. 따라서 밸브 직원들이 직접 개입하여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생태계에 대한 간섭을 꺼리는 밸브의 경영 철학과 위배되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밸브만의 특징으로 꼽히는 수평적 사내 문화는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밸브는 임원이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달하는 하향식 문화가 없고,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구성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수평적 구조로 유명합니다. 매출과 이익 규모 측면에서 단일 스튜디오 기준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공룡이지만, 다른 회사와는 달리 하나의 소규모 게임 제작 스튜디오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급 구조도 매우 특이하여 사장과 소수의 임원, 직원만으로 구성되어 모두가 사실상 동일한 위치에서 서로를 대하는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합니다. 밸브의 독특한 수평적인 문화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장과 임원 외에는 직함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상하 관계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속 부서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에게 찾아가 직접 이야기합니다.
- 연봉은 연공서열과 상관없이 “해당 직원의 연봉은 얼마가 적정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 응답지의 평균으로 결정합니다. 해고 역시 직원들의 투표를 거쳐 해당 직원이 회사에 해를 끼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합니다.
- 누군가 어떤 일을 하라고 시키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거나 본인이 사람들을 모아 프로젝트 팀을 구성합니다.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일도 자유롭습니다.
스팀을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으로 2조 원 이상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 공개를 거치지 않은 비상장 기업에 머물러 있는 것도 사장 게이브 뉴웰(Gabe Newell)이 이런 독특한 경영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밸브의 중립적이고 수평적인 가치관에 반하는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의 힘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밸브가 가상 경제를 매우 진지하게 대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밸브는 게임 내 가상 세계의 경제학 모델을 만들고 아이템 가격 체계를 정교하게 책정하기 위해 통계학에 깊은 조예를 가진 경제학자를 채용하곤 합니다. 경제학자 채용시 경제학 석사 학위는 물론, 계량경제학과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경제 모델 분석 등의 분야에서 4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자를 조건으로 명시할 정도입니다. 밸브가 서로 다른 가상 경제간 공동 화폐를 만들기 위해 고용한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Yanis Varoufakis)가 그리스 재무장관이 되었을 정도로 전문성을 중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밸브의 개발자 카일 데이비스(Kyle Davis)는 이러한 스킨 베팅 시장이 ‘밸브의 의도’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플레이어가 특정 게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작위의 가치를 지닌 가상 아이템을 제공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성공”이라 말하며, “스킨 거래와 관련한 점점 더 많은 웹사이트가 만들어지고, 플레이어들이 지난 1~2주간 도타를 플레이하며 얻은 아이템으로 100달러를 벌었다는 식의 이메일을 보내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밸브의 조치도 실효성에 의문
물론 밸브가 스킨 베팅 사이트의 범람을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PMG의 밸브 비판 영상이 공개되고 6개월 뒤, 밸브는 스팀의 온라인 행동 규칙에 ‘베팅 금지’ 조항을 업데이트하였습니다. 온라인 행동 규칙은 스팀 내 사용자의 모든 행위와 콘텐츠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칙으로, 이를 위반하는 행위와 콘텐츠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콘텐츠를 게시하는 경우 제재를 받게 됩니다.
새로운 베팅 금지 조항은 ‘영리 목적의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그 예시로서 사행성 베팅과 함께 광고 게시, 대회 추진 및 스팀 계정 거래, 콘텐츠와 기프트 카드 또는 기타 아이템 판매, 판촉 행위 등을 언급했습니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스팀 게임의 아이템을 이용해 외부 스킨 베팅 사이트에서 베팅을 하는 경우, 계정 정지 등의 제재를 당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물론 이러한 조치를 했다고 하여 무조건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저 제재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졌을 뿐이며, 제재의 가능성만 담보할 뿐입니다. 밸브가 규칙만 업데이트하고 해당 활동을 모니터링하지 않거나 제재하지 않을 경우, 스킨 베팅 시장은 아무런 영향이 없을 공산이 큽니다. 실제로 밸브가 스팀 행동 규칙을 업데이트한 뒤 현재 2년 가량의 시간이 지났지만, CSGO 라운지를 비롯한 여러 스킨 베팅 사이트들은 버젓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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