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에 라스베이거스 버리고 아시아에 올인한 LVS
- 싱가포르와 마카오 집중한 뒤로 이익 83% 급증, 주가 60% 급등
- 마카오 전성기 대비 70%에 불과한 싱가포르, 주가 더 오를 것 예상
싱가포르가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의 자리를 꿰차면서 등장한 의외의 승자가 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카지노 기업이자 싱가포르의 관광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카지노(Marina Bay Sands Casino)’를 운영 중인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카지노(Las Vegas Sands, LVS)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이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본래 세계 카지노의 메카인 라스베이거스에서 태동한 기업입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카지노 기업이지만,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이름만 남아있을 뿐 라스베이거스에서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LVS가 고향이자 세계 카지노 산업의 심장부인 라스베이거스를 떠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로나 위기 때 라스베이거스 버리고 마카오에 ‘올인’한 LVS

라스베이거스 샌즈(LVS)는 카지노와 호텔, 레스토랑 및 쇼핑, 컨벤션 센터 등의 MICE 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 리조트 운영사로서,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베네시안 호텔’을 통해 복합 리조트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입니다. 카지노와 유흥 등 사행 산업에 편중된 기존의 라스베이거스에 대규모 MICE 시설과 전시 시설,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도입한 컨벤션 센터 ‘샌즈 엑스포(Sands EXPO)’를 개장하여 관광과 유흥, 전시를 결합한 현재의 복합 리조트 산업 구조 확립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현재는 마카오의 ‘베네시안 마카오 호텔(The Venetian Macao)’, ‘파리지앵 마카오(The Parisian Macao)’, ‘샌즈 마카오(Sands Macao)’를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2021년 세상을 떠난 셸던 아델슨(Sheldon Adelson) 회장이 회사를 일으켰고, 지금은 그의 배우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로 유명한 미리엄 아델슨(Miriam Adelson)이 이끌고 있습니다.
세계 유명 관광지에 주요 호텔들을 소유하고 있던 LVS가 아시아 지역에 주력하게 된 계기는 바로 세계 카지노 산업의 ‘악몽’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입니다. 코로나 기간 카지노 영업장을 폐쇄하며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순손실은 16억 9,000만 달러(2조 4,790억 원)에 달했고, 사내 보유 현금 역시 2019년 말 대비 절반 수준인 21억 2,000만 달러(3조 1,098억 원)까지 감소했습니다.
여기서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그룹의 운영을 바꿀 일대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극심한 부진을 겪은 뒤 미국 본토의 사업을 정리하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 현지에는 본사만 유지한 채 모든 수익원을 아시아로 이전했습니다. 우선 2021년 라스베이거스에 보유한 시설 3곳, ‘베네시안 호텔(Venetian Las Vegas)’과 ‘베니션 엑스포(The Venetian Expo Center Hotels)’, ‘팔라조 호텔(The Palazzo at the Venetian)’을 미국의 부동산 기업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및 ‘비치 프로퍼티즈(VICI Properties)’에 총 62억 5,000만 달러(9조 1,680억 원)를 받고 매각했습니다. 특히 LVS의 상징이자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베네시안 호텔마저 처분하며 싱가포르 및 마카오 시설 확장에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이로써 현재 LVS의 매출은 전적으로 싱가포르와 마카오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선 마리나 베이 샌즈를 운영 중이며, 자회사인 ‘샌즈 차이나(Sands China)’가 마카오에서 ‘샌즈 마카오’, ‘더 베니션 마카오’, ‘더 파리지앵 마카오’를 보유 중입니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을 본딴 ‘런더너 마카오(The Londoner Macao)’의 문을 열어 마카오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베네시안 호텔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것처럼, 이번에는 마카오 내 런던이라는 가상 도시를 재현한 듯한 대규모 복합 리조트입니다.
본진을 버린 선택은 ‘대박’, 마카오 점령 중인 LVS
LVS가 발원한 본고장이자 20년간 자리잡고 있던 보금자리를 버리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기로 한 전략은 현재까지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LVS는 지난 3분기 33억 3,000만 달러(4조 8,847억 원)의 매출과 7억 1,900만 달러(1조 5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43% 늘어난 수치입니다. 마카오 카지노가 코로나 이전 수준의 관광 수요를 회복하는 데다, 싱가포르가 홍콩의 금융 및 관광 수요를 대거 흡수하며 마카오와 싱가포르 2곳 모두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낸 덕분입니다.
회사 경영진조차 실적 성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고공 행진 중입니다. 로버트 골드스타인(Rob Goldstein) CEO는 “싱가포르 사업 부문은 올해 초 제시한 연간 EBITDA 목표치인 25억 달러(3조 6,670억 원) 중 21억 2,000만 달러(3조 1,100억 원)를 이미 달성했다”고 말하며, “올해 연간 실적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도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대호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투자 업계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지난 3분기 VIP 고객 매출이 무려 282%나 증가하며 전년 대비 83% 급증한 7억 4,300만 달러(1조 900억 원)의 EBITDA를 나타냈습니다.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94,481달러(1억 3,860만 원)로 세계 4위를 기록할 만큼 높은 1인당 GDP가 2년 전 대비 10.64% 상승하는 등 고객의 구매력이 빠르게 개선된 덕분입니다.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기로 한 LVS와 라스베이거스에 잔류한 경쟁 업체들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중입니다. LVS가 떠난 빈 자리를 차지한 라스베이거스 최대 카지노 리조트 운영사 MGM리조트는 작년 172억 달러(25조 2,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여 112억 달러(16조 4,290억 원)의 LVS를 크게 뛰어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9%에 불과한 탓에 시가총액은 LVS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에 국한되어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확보하지 못 하는 점도 걸림돌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카지노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고, 필리핀 카지노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증설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향후 몇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의 금융 정보 업체 ‘블룸버그(Blommberg)’는 22개 투자은행(IB)이 전망한 LVS의 2026년 영업이익을 33억 5,000만 달러(4조 9,140억 원), 2027년 영업이익을 36억 5,000만 달러(5조 3,540억 원)로 예상했습니다. 매년 10%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이후 LVS를 분석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22명 중 15명은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 주가인 66.63달러에 근접했습니다. 12월 초 기준 지난 2개월 동안의 수익률은 30.27%로 집계됐으며, 최근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60.58%나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14.84% 상승치를 압도하는 성과입니다. 올해 12월 이후 리포트를 제출한 3개 기관의 평균 목표 주가는 이보다 높은 76.63달러입니다.
싱가포르 시장의 압도적인 구매력이 재차 확인될 수록 LVS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JP모건 다니엘 폴리처(Daniel Politzer) 애널리스트는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절정기였던 코로나 이전 시기, 시장은 카지노 기업들에게 최대 15배의 EV/EBITDA(기업가치 대비 EBITDA)를 부여했다”고 말하며, “현재 LVS의 EV/EBITDA는 10배 정도에 불과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EV/EBITDA는 시가총액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로 나눈 것으로서, 애널리스트들이 업종에 따라 목표 EV/EBITDA 배율을 제시하고 예상 실적(EBITDA)를 대입하여 목표주가를 산출하는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는 데 활용됩니다. 싱가포르가 마카오 대비 안정적인 규제와 부유한 구매력를 갖춘 점을 고려하면 배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LVS가 뉴욕 카지노 입찰에 참여하며 오랜만에 미국 본토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입찰을 포기하며 없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LVS는 마카오 카지노의 주요 수익원인 슬롯머신 게임의 매출이 온라인 슬롯사이트로 인해 점차 하락세를 겪고 있고,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이 갈 수록 발달하며 오프라인 카지노의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카지노에 밀려 오프라인 카지노의 구매력이 하락하는 와중에 막대한 입찰 비용과 유지 비용, 운영 비용이 소모되는 뉴욕 카지노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결국 LVS는 앞으로도 중화권 고객들이 선호하는 바카라 등의 테이블 게임 중심으로 운영되는 마카오, 싱가포르의 오프라인 카지노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저작권자 © ‘카지노친구’ kcasinofrien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