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베팅, 축구와 농구에 이어 인기 종목 3위까지 오를 만큼 인기 누려
- 베팅에서 패배한 사람들이 선수들에게 과도한 온라인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도 불거져
-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후원은 테니스 종목의 번영에 꼭 필요해
프로 테니스 협회(ATP)가 5년 전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 금지 조치를 해제하며, 현재 수많은 테니스 대회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후원 아래 개최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테니스 베팅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여, 현재는 축구와 농구에 이어 스포츠 베팅 종목 중 3위에 다다를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연 8만 회 정도의 경기가 개최되고, 경기 구간별로 휴식 시간이 있어 베팅의 정확도와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인기의 비결로 꼽힙니다. 그러나 테니스 베팅의 인기가 더해갈 수록 베팅에서 패배한 사람들이 특정 선수의 SNS에서 과도한 비난의 메시지를 퍼붓는 것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니스 베팅

미국의 언론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최근 스포츠 베팅 열기가 높아지는 테니스 업계에 대해 자세히 조망했습니다. 테니스 종목에 대한 스포츠 베팅이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Flushing Meadows)’에 있는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Billie Jean King National Tennis Center)’에서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US Open)’이 시작되자 테니스 베팅에 대한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습니다.
프로 테니스 협회(ATP)는 2018년경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 토너먼트 대회 후원을 금지했습니다. 을 해제한 이유는 승부 조작 때문입니다. 2018년 6월 아르헨티나 테니스 선수인 니콜라스 키커(Nicolás Kicker)가 승부 조작 혐의로 제명되자, ‘국제 테니스 윤리 기구(ITIA)’는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 결과를 조작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테니스 대회 후원 금지를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5년 전 ATP는 금지 조치 2년만에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 계약에 대한 금지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2020년부터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토너먼트 대회 후원이 재개되자, 테니스 베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금세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까지 성장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18년 미국의 스포츠 베팅 합법화 조치는 테니스 베팅의 열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합법화와 동시에 10여 개가 넘는 베팅 플랫폼이 테니스 토너먼트 대회와 TV 중계를 후원했고, US오픈과 같은 메이저 그랜드슬램 대회를 제외한 수많은 토너먼트에서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광고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수없이 많은 테니스 베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 몬트리올(Montreal)에서 열린 ‘내셔널 뱅크 오픈(National Bank Open)’의 나오미 오사카(Naomi Osaka) 대 류드밀라 삼소노바(Liudmila Samsonova) 경기는 이러한 테니스 베팅의 열기를 잘 보여줍니다. US오픈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는 나오미 오사카가 매번 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세계적인 온라인 토토사이트 플랫폼인 ‘드래프트킹스(DraftKings)’의 베팅 화면은 수없이 깜빡이며 실시간 배당률을 반영했습니다. 포인트가 바뀔 때마다 각 선수의 승리 확률을 반영한 배당률이 달라졌습니다. 나오미 오사카가 마침내 승리하자, 화면은 빠르게 다음 경기로 이동하여 지속적인 베팅 기회를 부여합니다. 프로 테니스 베팅은 경기가 열릴 때마다 매일 밤낮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테니스 베팅의 인기가 증가하며 테니스 경기에 후원하는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자 테니스 협회(WTA)는 ‘팬듀얼(FanDuel)’과 다년 계약을 맺었으며, 몬트리올 및 토론토(Toronto)에서 개최되는 워밍업 토너먼트와 같은 대회 코트 눈에 잘 띄는 곳에는 미국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 ‘BetMGM’을 홍보하는 간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경기 중계 방송에 드래프트킹스, ‘Bet365’, ‘파나틱스(Fanatics)’, ‘벳웨이(Betway)’, 팬듀얼과 같은 베팅 플랫폼의 광고가 노출됩니다. 중계 방송사 역시 베팅 플랫폼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베팅 플랫폼들은 테니스 베팅의 인기를 증진하고 플레이어들에게 테니스 베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도 열중하고 있습니다. 드래프트킹스는는 테니스 베팅 방법에 대한 온라인 튜토리얼을 제공하며, 플레이어들이 베팅에 활용할 수 있는 맞대결 전적(H2H), 각 선수의 에이스 및 더블 폴트 등의 다양한 기록을 제공합니다. 테니스 경기 중계 채널의 해설자들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제공하는 해당 경기의 승률 정보를 제공하며, ‘BetMGM이 선정한 오늘의 선수’라는 이름으로 인상적인 선수를 선정합니다.
ATP의 각종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있는 ‘테니스 데이터 이노베이션즈(Tennis Data Innovations)’의 CEO 데이비드 램핏(David Lampitt)은 “테니스가 축구와 농구에 이어 3번째로 인기 있는 종목이 된 이유는 경기 내내 지속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테니스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폭 넓은 지역에서 팬을 보유한 세계적인 스포츠로서, 연간 8만 경기가 치러질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테니스는 포인트, 세트, 매치와 같이 작은 단위로 경기가 세분화되고 각 게임 및 세트 사이에 휴식 시간이 있으므로, 각 구간마다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여 더 많은 베팅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테니스는 다른 종목 대비 많은 베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ATP와 WTA, ‘국제 테니스 연맹(ITF)’, 그리고 4대 그랜드 슬램 대회에 대한 데이터 및 비디오 스트리밍 권리가 연간 2억 5천만 달러(3,483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고 추산했습니다.
테니스 베팅의 인기가 높아지며 선수를 향한 온라인 폭력도 증가

그러나 테니스 베팅이 인기를 더해가며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경기에 패배한 선수들을 향해 벌어지는 온라인 폭력입니다. 테니스 베팅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베팅에서 돈을 잃은 플레이어들이 패배한 선수에게 온라인 폭력을 가하는 일이 몇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US오픈에 참가한 캐롤라인 가르시아(Caroline Garcia)는 1라운드 탈락 당시 온라인으로 폭언과 위협을 경험했습니다. 2018년 개인 랭킹 기준 최고 4위까지 올랐고, 2022년 US오픈 4강까지 진출한 그녀는 SNS를 통해 권총 이모티콘이 포함된 메시지까지 받았습니다. 그녀는 “그들은 나와 나의 팀, 나의 가족에 대해 비난을 일삼았다”고 말하며, “베팅으로 인해 돈을 잃은 뒤에 그 손해를 나에게 돌리는 사람들은 병든 사람들”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SNS로 쏟아지는 증오의 메시지로 심각한 불안 및 공황 증세를 나타낸 뒤, US오픈 1라운드 탈락 이후 한 개의 대회만 더 참가하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습니다.
작년 11월 개인 최고 기록인 랭킹 23위에 올랐고, 현재 48위를 기록 중인 케이티 샬럿 볼터(Katie Boulter)는 그랜드 슬램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Wimbledon)’ 대회 참가 전에 그녀의 할머니가 잠든 무덤과 온 가족의 관을 언급하는 게시물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이것은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증거”라 말했습니다. 엘리나 스비톨리나(Elina Svitolina) 역시 몬트리올 대회에서 패배한 후 증오가 담긴 수많은 SNS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비난의 메시지를 보낸 이들을 향해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의 메시지를 보신다면 역겹게 생각하실 것”이라 비꼬았습니다.
실제로 ATP와 WTA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SNS 계정에는 경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퍼붓는 비난의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시그니파이 그룹(Signify Group)’은 인공지능(AI) 및 전문 분석가를 통해 SNS에서 이루어지는 악성 메시지를 모니터링하고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지난 6월 WTA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458명의 선수에게 4,200개의 계정이 8,000건의 악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중 40%가 경기 결과에 분노한 베팅 참여자들의 것이지만, 이들이 행하는 온라인 폭력의 강도에 비해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ATP는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부터 온라인 폭력 대응 및 선수 보호를 위한 ‘세이프 스포츠(Safe Sport)’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WTA, ITF, 4대 메이저 대회 운영진과 손잡고 선수들의 SNS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또한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선수의 SNS에 퍼붓는 악성 메시지를 모두 차단하고 필터링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국만 보아도 이는 쉽게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이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후 각 베팅 플랫폼이 고등학교 경기까지 베팅 대상으로 확대하자, 고등학교 스포츠 선수 및 대학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비난과 폭언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등학교 경기 및 대학교 경기를 대상으로 한 베팅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나오고 있으나, 법제화가 어려운 탓에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자본주의 논리로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쉽을 옹호하는 의견도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이 테니스 종목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프로 스포츠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다른 스폰서 대비 큰 금액을 후원하는 이상 이들의 후원 금액이 테니스 유망주 육성 및 대회 규모 확대, 테니스 종목의 인기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단식 세계 랭킹 14위의 토미 폴(Tommy Paul)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에 대하여 “테니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는 “테니스만 그런 것이 아니며, 축구 같은 다른 스포츠 종목은 테니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을 옹호했습니다.
35위를 랭크 중인 캐머런 노리(Cameron Norrie) 역시 이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스포츠 베팅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크게 유지시켜 준다”고 말하며, 경기 시청률이 큰 경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스포츠 베팅 덕분에 작은 경기의 시청률도 올라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청률이 올라갈 수록 광고 후원도 더 붙게 되며, 경기 규모가 커져 선수들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스포츠 베팅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모두에 수익을 안겨주는 것이 좋은 방향이다.
마르코스 지론(Marcos Giron), ATP 남자 단식 랭킹 55위
남자 단식 세계 랭킹 55위 마르코스 지론(Marcos Giron) 역시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긍정적 기능을 옹호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스포츠 베팅이 문제없이 진행되어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나서지 않는다면, 스포츠 베팅은 해당 종목에 아주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습니다. 승부 조작 없이 적절하게 진행되는 스포츠 베팅은 새로운 팬을 유입하고 해당 종목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는 존재라는 주장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경기에서 재미를 느끼고 선수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새로운 팬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며, 그를 통해 ATP와 토너먼트, 선수 모두에게 수익이 돌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그 역시 “가족이 암에 걸려 죽기를 바란다”는 식의 악성 메시지를 받아본 적이 있지만, 자신의 생계가 걸린 문제에 험담이나 일삼는 이들은 패배자일 뿐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생각하고 의연하게 넘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대 그랜드 슬램 중 하나인 호주 오픈의 여자 단식 우승자인 매디슨 키스(Madison Keys)는 복합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그녀 역시 그녀에게 쏟아지는 온라인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이 제공하는 이점도 존중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3월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흑백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스포츠 베팅을 통해 많은 파트너십이 형성되고 많은 토너먼트가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다 많은 대회가 유지되어 테니스 선수들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은 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테니스는 예로부터 예의와 매너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입니다. 귀족들의 스포츠라 여겨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지만, 테니스 종목이 소수의 전유물로 남아선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프로 스포츠는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TV로 경기를 시청해야만 광고 후원이 붙고 대회가 유지되어 선수들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테니스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테니스 인기를 끌어올리는 테니스 베팅은 부작용 못지 않게 순작용 또한 큽니다. 부작용을 우려하여 스포츠 베팅 플랫폼의 스폰서십 자체를 금지하려 하기보다, 부작용은 줄이고 순작용을 키우는 것이 업계 종사자들의 책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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