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야성 사라진 라스베이거스, 캐나다 및 멕시코 관광객 급감으로 전체 관광 산업 침체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반(反)이민 정책 탓에 관광객 발길 ‘뚝’,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도 원인
- 라스베이거스 뿐만 아니라 다른 카지노 도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 위기에 처한 라스베이거스 업체들이 대응에 나섰으나 일시적일 뿐이라는 의견도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화려한 조명 쇼와 카지노로 전 세계 관광객을 유혹해 온 라스베이거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탓에 붕괴 직전입니다. 관광 산업의 상징과도 다름 없는 라스베이거스는 캐나다 관광객이 76% 급감하고 호텔 매출도 5% 하락했습니다. 예전처럼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거리와 식당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불야성을 이루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가 유령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카지노 중 하나인 ‘MGM 리조트’는 대형 호텔 9곳에서 이미 대규모 해고를 시작하여 장기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탄과 반이민 정책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라스베이거스 뿐만 아니라 애틀랜틱시티, 리노 등 미국 전역의 카지노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플로리다, 애리조나, 뉴잉글랜드는 캐나다 관광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지역 경제가 침체 위기에 놓였습니다. 미국 전역의 관광 산업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관광청(LVCVA)’ 스티브 힐(Steve Hill) CEO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국제 항공편 예약이 급락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눈 앞에 놓여 있다 경고했습니다.
불 꺼진 라스베이거스, 관광객 감소로 붕괴 위기 놓여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이자 전 세계 레저, 관광 산업의 상징인 라스베이거스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쇼와 무제한 뷔페,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카지노와 슬롯머신 게임으로 북적이던 광경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관광청(LVCVA)’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습니다. 올해 3월 방문객 수는 339만 명으로 전년 동월 368만 명 대비 8.55% 감소했으며, 5월 방문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했습니다. 항공 여행객 수도 6.3% 감소했습니다.
특히 성수기 초입으로 분류되는 6월 실적은 더 심각합니다. 지난 6월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광객은 310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나 감소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13% 감소했고, 이에 따라 호텔 객실 점유율 역시 14.6% 하락했습니다. 관광객이 적은 주중 투숙율은 전년 동기 85.3%보다 2.4%p 감소한 82.9%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호텔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객실당 매출(RevPAR)’은 19.2% 급감했습니다. 연중 최고 성수기여야 할 시기에 도시 전체가 활력을 잃은 모습입니다. 카지노와 호텔이 줄지어 늘어선 중심가인 ‘스트립’ 지역의 전체적인 매출은 3.9% 감소했고, 올해 6월 스트립 지역의 보행량은 전년 동월 대비 7.8% 감소했습니다. 올해 카지노 업계 전체가 입게 될 손실만 6억 달러(8,326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침체는 전국적으로 미국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 데이터 분석 업체 ‘투어리즘 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는 당초 2024년 12월 미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이 9%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금은 전망을 뒤집고 9.4%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관광 산업 전문 언론 ‘트래블 위클리(Travel Weekly)’ 또한 지난 7월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주요 미국 관광지 중에서도 가장 급격한 실적 하락을 기록 중”이라 말하며, “국제 관광객 감소와 경제 불확실성이 미국 카지노 산업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라스베이거스 전체 관광객의 약 30%를 차지했던 캐나다 관광객의 급감입니다. 캐나다 항공사의 항공기 운영 데이터를 살펴보면 캐나다 국경 북쪽에서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Harry Reid)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승객이 5% 줄어들었습니다. 캐나다 최대 항공사 ‘에어 캐나다(Air Canada)’의 6월 승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으며, 캐나다의 저비용 항공사(LCC) ‘웨스트젯(WestJet)’의 승객은 31% 하락했습니다. 캐나다의 초저비용 항공사 ‘플레어 에어라인(Flair Airlines)’의 승객 수는 무려 62%나 감소했습니다. 캐나다의 여행사들은 미국 여행지 중에서도 라스베이거스 방문을 원하는 고객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라스베이거스를 향하는 에어 캐나다의 승객 수는 13.2% 감소하여 작년 대비 1/3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MGM 리조트와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 등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카지노 리조트 운영 업체들은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캐나다 관광객의 감소를 꼽았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지만, 캐나다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라스베이거스를 멀리 하는 이상 관광객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2024년부터 라스베이거스 시장을 맡고 있는 셸리 버클리(Shelley Berkley)는 캐나다 관광객이 “급류에서 물방울로 줄어들었다”고 표현했으며, “멕시코 출신의 하이롤러(고액 베터)도 방문을 꺼리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가 국제적으로 만연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연간 26만 명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2023년 기준 6만 1,00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세계 카지노 업계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자, 중국인이 다수를 차지하던 하이롤러 고객층도 변화하는 중입니다. 시저스 팰리스(Caesar Palace) 호텔 관계자는 “이전에는 하이롤러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으나, 지금은 중국인으로부터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라스베이거스 뿐만 아니라 근방의 카지노 도시인 ‘리노(Reno)’ 역시 방문객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레이크 찰스(Lake Charles)와 뉴올리언스(New Orleans) 같은 루이지애나(Louisiana)주 도시의 카지노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디트로이트(Detroit)와 필라델피아(Philadelphia)처럼 전통적으로 회복력이 강한 도시의 카지노조차 예외가 아닙니다. 콜로라도(Colorado)의 블랙 호크(Black Hawk)와 센트럴 시티(Central City)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카지노가 번영한 도시도 카지노 매출이 급감하는 중입니다. 줄어든 관광객으로 매출 감소가 심각해지며, 미국 카지노 관광 생태계 전체가 구조적 격변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 전쟁과 반이민 정책이 원인

이처럼 라스베이거스가 미증유의 붕괴 위기에 놓이게 된 원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꼽힙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각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과 반(反)이민 정책이 주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이민자 단속과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 언론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반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하루 3,000명을 체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알려지자 이민세관단속국은 할당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으나, 많은 이들의 이민자 지위를 취소하게 하고 다른 인도주의적 이민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울러 특정 국가 출신 관광객에게 비자 보증금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등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으며,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곳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강화, 글로벌 무역 파트너와의 관세 전쟁이 잠재적 방문객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고, 나아가 미국 전체 관광 산업의 침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지난 8월 11일 “이민자 단속으로 관광 산업에 ‘트럼프 침체(Trump Slump)’가 발생했으며, 세계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 6월에 13% 감소하여 근로자들이 해고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요리사 노동조합 현지 226 지부(Culinary Union Local 226)’의 재무이사, 테드 파파조지(Ted Pappageorge)는 “관세 전쟁과 이민 단속, 경제 불안으로 인해 방문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하며, “라틴 계열이 대규모로 거주하는 남부 캘리포니아 방문객들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을 우려하여 방문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캐나다인들은 이제 다른 곳을 찾아가고 멕시코 관광객 역시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한 뒤, “혼란스러운 이민 정책이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 조합원들은 매우 크게 근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와 리노 카지노에서 일하는 6만 명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요리사 노동조합’은 178개 국가 출신 회원들로 이루어져 사용 언어만 40개 종류에 달할 만큼 국제적인 조합입니다. 회원의 45%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근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이 세계 다른 나라 사람을 환영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 등 정치적 이유로 미국 여행을 자제하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Ontario)주 최대 도시 윈저(Windsor)에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이는 캐나다 관광객 감소의 이유가 ‘정치 때문’이라 꼬집었습니다. 위니펙(Winnipeg)의 한 주민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례함에 화가 나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리자이나(Regina) 거주민 역시 “미국의 반(反)캐나다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콘서트 관람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말한 뒤 캐나다인들이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고, 국가적 자부심으로 인해 미국을 멀리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캐나다인들이 미국 여행을 대거 취소하고 대신 ‘핼리팩스(Halifax)’나 ‘밴쿠버(Vancouver)’ 같은 국내 여행지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여행사들은 매출이 최대 40%까지 감소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또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관광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고 양국간 정치 분위기가 경색되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굳이 미국을 방문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가까운 곳에 마카오 카지노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미국의 매력을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日本経済新聞)’은 “10여 년에 걸친 미·중 외교 갈등과 무역 전쟁이 심화되던 차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며 미국을 찾는 중국인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이유로 미국을 찾는 관광객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관광지인 뉴욕(New York)만 해도 올해 외국인 방문객이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2만 명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올해 미국의 국제 관광 수입이 작년 대비 125억 달러(17조 3,100억 원)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 방문객의 일부이지만, 일반적으로 전체 관광 수입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수익원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관세 전쟁이 촉발한 급격한 물가 상승 역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다른 이유로 지목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평균 객실 요금은 50% 가량 급등했으며, 식음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보통 카지노는 관광객들이 카지노 게임과 슬롯머신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객실 요금과 식음료 업장 비용을 매우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관세가 오르고 물가가 높아지자 더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체류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호텔과 카지노가 밀집해 있는 중심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있는 한 레스토랑의 치즈버거 가격은 30.95 달러(42,878원)로, 4년 전 16.95달러(23,480원)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분수 쇼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Bellagio Resort & Casino)’은 객실 미니바의 생수 1병을 26달러(36,000원)에 판매하여 ‘바가지 상술’이라는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습니다. 한 관광객은 SNS를 통해 “스프라이트 1병에 14달러(19,400원), 치킨 텐더에 32달러(44,300원)를 냈다”는 게시물을 공유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한 관광 산업

라스베이거스 관광 산업이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급격한 침체에 빠지며, 미국 전체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소비 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작용하여 ‘미국 경제의 풍향계’라 불립니다. 카지노와 고급 식당, 쇼핑과 공연 등 ‘선택적 소비(Discretionary Spending)’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불안하고 침체되면 일반 가계와 기업은 관광과 같은 향락성 경비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라스베이거스 관광객 수와 호텔 예약률, 매출 감소는 미국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가장 빠르고 명확한 신호로 통합니다.
관광 산업의 침체는 근로자들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네바다 대학교(University of Nevada) 연구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광역권 인구 220만 명 가운데 약 18만 명이 관광객의 팁(Tip)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그리고 접객 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30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1990년 이후 카지노 산업의 발달과 함께 3배까지 늘어났는데, 관광객 감소로 인해 현재 팁 수입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리조트 월드’ 호텔은 최근 조용히 카지노 딜러 해고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리조트에서 8년간 객실 청소원으로 근무한 노르마 토레스는 “많은 부서에서 대규모 해고가 진행 중”이라 말하며, “청소 부서에서 대기 중인 직원들이 거의 출근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텐더와 쇼걸, 카지노 딜러 등 카지노 관련 직종에서 생계를 이어가야 할 노동자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자 이들의 수입으로 연명해야 하는 지역 경제 역시 침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일하는 한 타투이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월 소득이 1,500달러(208만 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엔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호황을 누릴 때는 월 3,000∼6,000 달러(415~830만 원)에 달했는데, 관광객이 감소하며 최대 1/4 토막났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네바다 지역을 찾아 팁 소득에 대한 면세를 약속하며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그는 “네바다주 식당 종업원의 급여 중 25%가 팁에서 비롯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그래서 앞으로는 팁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혀 환호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감세법으로 연간 2만5천 달러(3,463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팁을 줄 관광객이 없으면 비과세 혜택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입니다.
미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라스베이거스는 독감에 걸린다.
테드 파파조지(Ted Pappageorge), 라스베이거스 호텔·카지노 노동조합(Culinary Workers Union) 위원장
엔데믹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고용 시장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Department of Labor) 자료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지역 고용 증가율은 이미 미국 전체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미국 노동통계국(BLS) 및 네바다 고용노동부(DETR) 자료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광역권의 6월 고용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습니다. 해당 기간 미국 전체 비(非)농업 부문의 고용이 147,000개 늘어난 점과 확연히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정리 해고를 당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재정적 스트레스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네바다주 카지노 딜러의 평균 시급은 19.96달러(27,650원)로, 전국 딜러 임금 순위 상위에 들지 못 했습니다. 전국 평균과 대비하여 약간만 높았을 뿐입니다. 이에 반해 네바다주의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중입니다.
네바다주의 실업률은 5.4%로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높으며, 캐나다 관광객이 지역 경제에 기여한 금액이 2024년 36억 달러(약 4조 9,87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캐나다 관광객의 감소는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는 4만 3,000개의 일자리를 지탱하는 규모로, 네바다 최대 군사 시설인 넬리스 공군기지(Nellis Air Force Base)의 경제 효과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현재 네바다주 호텔과 카지노 노동조합은 “대규모 해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한 때 최고 인기를 누리던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해 딜러 양성 기관 ‘CEG 딜러 스쿨(Dealer School)’에 등록하는 학생들의 등록률도 하락했습니다. ‘CEG 딜러 스쿨’ 데이비드 놀(David Noll) 전무이사는 딜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의 감소가 카지노 업계의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고, 고용 파이프라인에 더 큰 결과가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카지노들이 더욱 성공적이고 활동적이 되길 바라며, 그래야만 우리의 신규 딜러들이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와 같은 다른 도시들과 비슷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관광 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산업이 흔들리자 다른 관광 도시 역시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한 때 “서쪽의 라스베이거스, 동쪽의 애틀랜틱시티”로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던 동부 해안의 카지노 도시 애틀랜틱시티(Atlantic City) 또한 줄어든 관광객으로 예산 부족 및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시시피(Mississippi)주 빌록시(Biloxi)와 튜니카(Tunica) 같은 카지노 도시도 낮은 객실 점유율과 카지노 매출 감소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장기 침체 위기에 놓인 라스베이거스의 대응 전략
생존 위기에 놓인 라스베이거스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일부 호텔과 리조트는 각종 추가 요금을 폐지하여 전체적인 체류 비용을 낮추는 식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섰으며, 도시 관광 담당 부서는 카지노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F1 그랑프리’나 ‘슈퍼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내년에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나 미국 건국 250주년 행사와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도 좋은 마케팅 기회입니다. 이는 카지노 게임이나 향락에 큰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스포츠 베팅 합법화 추세로 온라인 토토사이트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따른 대응 전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는 단순히 일시적인 침체를 넘어 미국 관광 산업의 향방을 가를 잠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맞춤형 인센티브와 적재적소의 인력 배분, 그리고 세계 관광객을 상대로 한 신뢰 회복과 같은 전략적 개입이 없다면 피해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네바다 관광 당국은 무역 마찰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재투자하여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통적인 오프라인 카지노의 매력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카지노사이트 및 토토사이트의 공세에 맞서 더욱 디지털화된 오프라인 카지노로 진화할 것인지 결정의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이 바로 라스베이거스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침체는 일시적인 영향에 불과하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오래된 카지노 중 하나인 ‘골든게이트(Golden Gate)’ 카지노를 운영 중인 ‘서카(Circa) 그룹’ CEO 데릭 스티븐스(Derek Stevens)는 현재의 침체가 엔데믹 이후 급격히 수요를 회복한 관광 산업의 반동일 뿐이라 잘라 말합니다. 호텔 객실 예약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카지노 게임 수입, 특히 스포츠 베팅은 여전히 강세라는 것입니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라스베이거스의 종말이 가까웠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항상 나오는 이야기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여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관광지로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며 자신했습니다. 부유한 방문객들이 여전히 라스베이거스를 찾고 있고 서카 그룹은 적은 돈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도입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는 자신감입니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바로 옆에 위치한 ‘핀볼(Pin-Ball) 박물관’의 관광객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1930년대부터 핀볼 게임의 역사를 전시하는 이 곳은 입장료와 주차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20년간 운영하면서도 경기 침체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습니다. 핀볼 박물관의 매니저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 존재하지 않는 척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며, “과거와 변함 없이 지금 주머니에서 25센트를 꺼내 게임기에 넣으면 되고, 이용 수수료나 취소 수수료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핀볼 박물관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호텔과 식음료 업장의 비용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전체 관광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지만, 저렴한 관광 콘텐츠를 여전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셸리 버클리 시장 역시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사람들은 사용한 돈의 가치를 느끼지 못 한 채 ‘돈을 뜯기고 있다’고 느끼면 관광 산업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하며 사업자들이 더 저렴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의 관광객이 급증하는 것도 현재의 침체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줍니다. 영종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의 증가로 복합 리조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한국,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 중인 태국 등의 고객이 눈에 띕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2023년 기준 30만 명에 육박한 아시아 관광객은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5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국인 VIP 고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외 다른 아시아 관광객의 증가 덕분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작년 매출은 135억 달러(18조 7,4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카지노에 익숙해진 아시아인들이 카지노 천국이라 불리는 라스베이거스로 흘러들고 있는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최대 경쟁자 마카오는 신바람 내는 중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로 불리는 마카오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침체 일로에 놓인 라스베이거스와 정반대로 카지노 산업이 빠르게 회복하며, 어느덧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습니다. 최근 ‘씨티그룹(City Group)’은 8월 마카오 카지노의 총 게임 수익(GGR) 전망치를 기존 215억 파타카(3조 6,969억 원)에서 217억 5,000만 파타카(3조 7,400억 원)로 1.16%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규모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월 대비 약 90%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마카오 카지노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씨티그룹 조지 최(George Choi), 티모시 차우(Timothy Chau) 애널리스트는 “8월 1일부터 17일까지 마카오 카지노의 총 게임 수익이 121억 파타카(2조 805억 원)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며, 8월 둘째 주 일일 평균 매출이 7억 2,900만 파타카(1,253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8월 첫째 주 7억 파타카(1,203억 원) 대비 4% 증가한 수치이며, 작년 8월 평균인 6억 3,700만 파타카(1,095억 원)보다 14% 높은 수준입니다. 마카오는 지난 7월에도 221억 3,000만 파타카(3조 8,052억 원)의 총 게임 수익을 기록해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7월 대비 19% 증가한 수준입니다.
고무적인 부분은 마카오를 강타한 ‘흑색 폭우 경보’라는 천재지변에도 카지노 방문객들의 열기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씨티그룹은 “최근 태풍으로 인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수가 줄어들지 않고 매출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며, 마카오 카지노에 대한 수요는 강력한 회복세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마카오 카지노의 가장 강력한 수익원이었던 VIP 베팅 금액이 전월 대비 2~4% 감소했지만, 매스(대중) 부문 매출이 1~2% 증가했하며 견조한 실적을 뒷받침했습니다. VIP 매출이 감소했지만 홀드율이 8월 초반보다 높아지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씨티그룹은 이와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점차 VIP 중심에서 대중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계자는 “마카오 카지노의 연이은 실적 호조는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팬데믹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하며, “대중 시장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은 향후 예상치 못 한 변수가 출현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8월 성적이 예측대로 마무리된다면,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연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카지노친구’ kcasinofriend.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